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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호쿠2023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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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호쿠2023취재] 59. 후기 일본 도호쿠 취재를 마쳤고, 취재기도 마쳤습니다. 취재기 쓰는 데에만 약 3주일이 걸렸네요. 제 게으름 탓도 있지만, 역시 서울 생활이 바쁘군요. 자료만 찾으러 다니면 되었던 취재 기간이, 몸은 고달파도, 마음이 편했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 취재기는 처음부터 과 에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작할 때는, 특히 첫 조사지였던 모리오카에서 대박이 터졌을 때는, 이 취재기가 1백회까지 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야무지기만 했던 꿈이었습니다. 만일 조사한 자료를 꼼꼼하게 읽고 그 내용까지 맥락에 맞추어 해설할 수 있었다면 1백회를 쓸 수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아직 그럴 시간을 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이 취재기는 일단 취재 여정과 새로 발견된 자료의 제목을 소개하는 데에 그친 감이 있습니다...
[도호쿠2023취재] 58. 나리타와 인천 취재를 끝내고 나리타에 도착했습니다. 일부러 늦은 비행기를 예약한 것은 마지막 날까지 취재를 하기 위해서였는데, 도서관이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덕분에 여유를 즐겼고, 공항에도 일찍 도착했습니다. 심지어 아들과 아들 여친한테 줄 작은 선물까지 샀습니다.^^ 탑승을 기다리면서 8박9일의 취재를 돌아봤습니다. 일본의 10개현을 여행했습니다. 도호쿠의 6개 현립도서관을 방문해서 자료를 그러모았고, 오사카와 고베를 방문해서 논문도 발표했습니다. 도쿄도에서도 국회도서관과 쇼와칸에서 자료를 조사했고, 뜻하지 않게도 카나가와 현립도서관을 방문해 최승희의 요코하마 공연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11개의 최승희 공연을 더 찾은 것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야마가타 조사에서 빈손으로 돌아온 것이 안타깝기..
[도호쿠2023취재] 57. 도쿄, 히비야 공회당 취재 마지막 날인 11월15일 아침, 짐을 챙겨 다시 도쿄로 향했습니다. 요코하마 도서관에서 필요한 자료를 찾았으므로, 조사의 마지막 날은 국회도서관에서 영자신문 조사를 계속할 생각이었습니다. 전날 찾았던 요코하마 공연도 결국 영자지 조사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지요. 지금 생각하면 영자지 중에서도 를 먼저 조사한 것은 (모르고 한 일이지만) 잘한 일이었습니다. 이 신문은 원래 요코하마에서 창간되었다가 도쿄로 본사를 옮겼던 신문사입니다. 본사를 이전한 이후에도 요코하마 뉴스를 적극적으로 보도했기 때문에, 그 덕분에 이 신문에 최승희의 요코하마 공연 소식이 실렸던 것이니까요. 그러나 구글이 다시 한 번 저를 배신했습니다.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도쿄로 출발하기 전에 구글맵을 통해 국회도서관의 개관시간을 확인했습니..
[도호쿠2023취재] 56. 요코하마 (2) 애린원의 탁아소 최승희의 요코하마 공연은 도쿄에서 발행되던 영자지 의 기사로 발굴되었고, 요코하마에서 발행되었던 다른 두 자료에 의해 확인되었습니다. 하나는 요코하마의 지역신문 라는 일간 신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도호쿠2023취재] 54. 도쿄 (4) 신바시의 심야식당 저녁 7시 일본국회도서관이 문을 닫자 저는 신바시(新橋)로 향했습니다. 영자지 조사가 다 끝난 것은 아니지만, 흥미진진한 약속이 있었습니다. 재일동포 사업가 김재호 선생과 만나기로 했습니다. 저녁 식사도 같이 하기로 했고... 김재호 선생은 큐슈 출신으로 일본 열렬 회원이신데, 도쿄와 하카타에서 요식업, 즉 식당을 경영하고 있습니다. 도쿄에 이미 4개의 식당을 개업했고, 하카타에도 식당을 운영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회원이신 만큼 김재호 선생은 재일조선학교 후원에 관심이 깊습니다. 지난 7월 큐슈와 히로시마의 조선학교 무용부에 무용신을 전달할 때에도 동행해 주셨습니다. 더 나아가 자신의 사업과 조선학교 후원을 직접적으로 연관시킬 방안도 모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신바시(新橋)는 도쿄역에서..
[도호쿠2023취재] 53. 도쿄 (3) 최승희의 이름 일본 영자지 에서 발견된 최초의 최승희 기사는 1934년 9월30일의 기사입니다. “요코하마 프로그램”이라는 제목 아래, 세로 두 단에 걸친 승무 사진과 함께, 요코하마에서 열린 “조선무용 프로그램(Program of Korean Dances)”을 소개했습니다. 9월29일 오후6시30분 요코하마의 개항기념관에서 열린 이 공연은 “전형적인 조선 민요와 춤”으로 구성됐는데, 요코하마의 조선인 탁아소 애린원(愛隣園) 후원 모금행사였다고 합니다. 이 공연에 최승희가 출연했습니다. 기사는 이 공연이 최승희의 “요코하마 데뷔 공연”이었다고 합니다. 최승희는 또 이 공연을 위해 "여러 명의 일본인 친구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기사는 또 “조선 태생”의 최승희가 “일본의 선도적 무용가 이시이 바쿠(Baku I..
[도호쿠2023취재] 52. 도쿄 (2) 일본의 영자신문 일본 국회도서관에 소장된 1930년대의 영어 신문을 조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선 당시 영자 신문의 종류와 그 변화상을 이해해야 하더군요. 1920년대에는 도쿄와 그 인근 지역에 여러 개의 영자신문이 있었습니다. 세계 각국의 외교 공관과 상사의 지사들이 이 지역에 몰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가면서 이 영자지들의 수는 줄어듭니다. 경쟁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1940년에는 일제가 전쟁 물자 부족을 이유로 신문들을 통폐합했기 때문입니다. 조선에서 와 가 폐간되고 만 남은 것도 같은 이유때문이었지요. 그런 일은 1980년대에 한국에서도 벌어졌습니다. 전두환 쿠데타 세력이 신문과 방송사 통폐합을 통해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한편, 사회 전반에 억압 분위기를 조성했었습니다. 하는 짓들이 어찌 그리 똑..
[도호쿠2023취재] 51. 도쿄 (1) 국회도서관 제가 진행해 온 최승희 조사연구는 그의 공연을 발굴하고 확인하는 데에 초점을 맞춥니다. 유럽 취재가 그렇게 시작되었고, 미주와 일본의 조사도 그렇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내 조사도 마찬가지이고, 덕분에 춘천공연과 벌교공연 등을 새로 발굴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조사가 최승희의 사진이나 프로그램 발굴에 만족했던 것과는 달리, 저는 그 사진이 언제, 어디서, 누구와 함께 찍은 사진이며, 그 프로그램이 언제 어디서 열린 공연에 대한 것인지 밝히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 일본 리서치에 가장 큰 도움을 준 곳이 일본국회도서관과 쇼와칸(昭和館)입니다. 두 기관 모두 도쿄에 있습니다. 최승희 선생의 무용 활동이 도쿄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입니다. 이번에도 고베 논문 발표가 끝나자 바로 도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