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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세유1939공연] 10. 이상한 일정 최승희의 마르세유 공연을 조사하면서 의외였던 것은 공연의 일정과 장소였다. 최승희의 유럽공연 일정 전반에 대한 유일한 기록은 최승희가 오빠 최승일에게 보낸 서신인데, 이 편지의 일부가 1939년 7월호에 게재되었다. “2월6일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 제1회 무용발표회를 하였는데, ... 2월26일에는 남프랑스에 세계적 명승지인 칸의 뮤니시팔 씨어터에서 무용발표회를 하였고, 3월1일에는 마르세유의 공연 ... “3월 중순부터 스위스의 쥬네부, 로잔의 공연, (3)월말에는 ... 밀라노, 플로렌스, 로마의 공연 ... 4월부터 네덜란드의 5개소의 공연, (4)월말에는 벨기에의 제2회 공연과 안트베르펜 등지의 벨기에의 3도시에서 무용공연을 하였습니다. ... “독일 공연은 아직 날짜가 미정이오나 아마도 5월..
[묵의사유2024] 3. 개보다 고양이 한국에서는 사람 성격을 부먹과 찍먹으로 나누더군요. 부먹자와 찍먹자의 상호작용으로 성리학의 계보나 한국 현대사를 설명하는 글도 인터넷에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런 글들이 집단지성으로 회자되는 것을 알았다면, 움베르토 에코도 울고 갈 노릇이었을 겁니다. 이와 비슷하게 미국에서는 모든 사람을 개과(dog-type)와 고양이과(cat-type)로 분류합니다. 둘 사이의 차이점에 대한 농담도 한국의 부먹 vs 찍먹만큼 많습니다. 그리고 이 두 부류의 갈등과 투쟁은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결코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죠. 굳이 말하자면 유준 작가는 고양이 타입이네요. 고양이가 등장하는 작품이 개 작품보다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개 작품은 두세 점 밖에 없는데, 고양이 작품은 .... 음..
[묵의사유2024] 2. 여전히 혼자 유준 작가의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11시부터 개막인데 11시15분에 도착했습니다. 물론 그 시간에 아무도 없죠. 심지어 전시주인 유준 선생도 아직 안 나오셨습니다.^^ 데스크 지키시는 분이 방명록 사 가지고 들어오신다고 전해 주시네요. 이분이 바로 어제 저더러 "내일부터예욧!"하신 분입니다. 제가 워낙 평범하게 생겨 가지고^^ 저를 기억하기가 매우 어려우셨을 텐데, 그래도 기억하시더라고요. 어리버리한 태도와 표정 때문일 겁니다.ㅋ 유준 선생은 제가 1시간 반 동안 작품을 다 보고 나올 때까지 돌아오지 않으시네요. 틀림없이 "금요일 오전에 누가 오겠어?" 하면서 낮술 한잔 하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덕분에 저는 전시회 첫 관람자이면서도 방명록에 이름을 못썼습니다. 이번 전시회에 대한 제 “첫 인상”은 ..
[묵의사유2024] 1. 어쩌다 혜화동 지난 목요일(11일)에 치과에 다녀왔거든요. 서울 도봉구 창동의 는 독특한 진료 원칙을 지키는 듯합니다. 진료 효과를 바로바로 확인한다는 차원에서, 진료 직후 동태찌개 점심을 제공하네요. 이런 혜택이 의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저처럼 불쌍한 환자들이 대상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의 제 진료는 스케일링에 불과했으나, 동태찌개에는 제 이빨이 만족스럽고 훌륭하게 작동한다는 점을 바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따라 박인호 원장의 어머님과 고모님도 진료 받으시는 날이고, 제 이빨을 함께 책임져 주시는 기공사 박철호 선생도 합석하는 바람에, 원래 가족 점심이 되어야 하는 건데, 제가 끼어들게 된 거죠. 물론 뻔뻔한 저는 개의하지 않습니다. 사양은커녕 앞장서서 식당에 갔고, 함께 맛있게 먹습..
[マルセイユ1939公演] 9. 急行と特急 韓国では「汽車」を「列車」の同義語として使いますが、これはもともと違う言葉です。中国と日本は韓国と似た時期、あるいはそれより早い時期に「汽車」という言葉を使い始めたが、今日では「列車」が標準語であり、「汽車」は舊語法の残骸、あるいは誤った語法だと規定している。 中国語と日本語は表意文字である漢字を使用するため、言衆は「汽車」が「蒸気で行く車」であることを忘れることができない。 したがって、今日の中国人と日本人は「复兴号」や「新幹線」を「汽車」と呼ぶことができない。 しかし、漢字を廃棄した韓国語では「汽車」という表記から「蒸気」の語源的な痕跡が比較的簡単に消すことができ、外形的特徴を指す「列車」という言葉と簡単に同義語として使われている。「汽車」というシニフィエが「蒸気で行く車」という語源的なシニフィエから解放されたのだ。 それとは逆に、列車の等級を指す韓国語の「急行」や「特急」という言..
[마르세유1939공연] 9. 급행과 특급 한국어에서는 ‘기차’를 ‘열차’의 동의어로 사용하지만, 이는 원래 서로 다른 말이다. 중국과 일본은 한국과 비슷한 시기, 혹은 더 이른 시기에 ‘기차’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오늘날에는 ‘열차’가 표준어이고, ‘기차’는 구어법의 잔재, 혹은 잘못된 어법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중국어와 일본어는 표의문자인 한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언중은 기차(汽車)가 ‘증기(汽)로 가는 차’임을 잊을 수 없다. 따라서 오늘날의 중국인과 일본인은 푸싱호(复兴号)나 신칸센(新幹線)을 ‘기차’라고 부를 수가 없다. 그러나 한자를 폐기한 한국어에서는 ‘기차’라는 표기에서 ‘증기’의 어원적 흔적이 비교적 쉽게 지워질 수 있고, 외형적 특징을 가리키는 ‘열차’라는 말과 쉽게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다. ‘기차’라는 시니피에가 ‘증기..
[자락길에서] 3. 총선과 과거 정리 과거 정리는 빠를수록 좋습니다. 챙길 것은 챙기고 잊을 것은 잊어야지요. 그래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 반대가 트라우마입니다. 과거에 묶여서 앞으로 나가지 못합니다. 비극을 경험하고도 앞으로 쑥쑥 잘 나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들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이유는 단 한 가지, 지나갔기 때문입니다. 돌아갈 수 없고, 돌이킬 수 없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누구나 압니다. 한국에는 “과거는 흘러갔다”는 유행가가 있고, 미국에도 “다리 밑의 물(water under the bridge)”이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니까요. ‘지나간 일’을 잘 정리한 사람들에게도 흉터는 있습니다. 보기가 좋지는 않죠. 하지만 흉터는 건강을 해치지 않습니다. 흉터는 상처를 이겨냈다는 뜻이니까요. 트라우마, 상처, 흉터 같은..
[On the Zarakgil] 2. The Path of Philosophy Walking along the Zarakgil, the footpath of Ansan, Seoul, I often think of other hiking trails I'd taken before. These include Camino de Santiago in Spain, Indian Ladder Trail in Upstate N.Y., and the Path of Philosophy in Kyoto. Camino de Santiago is the 800km walking trail from Saint-Jean-Pied-de-Port in southern France to Finisterra in western Spain, where I had restored my mental and phys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