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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2025보성

[은하수2025보성] 1. 은하수의 보성 엠티

요즘도 엠티(MT)라는 말을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40년전 대학에서 쓰던 써클이라는 말이 사라지고 백기완 선생님이 보급하신 동아리라는 말이 그 자리를 대신했더군요. 백기완 선생님은 엠티대신에도 모꼬지를 제안하셨다는데 아직 널리 쓰이지는 않나 봅니다.

 

모꼬지16세기 문헌에 나올 만큼 연원이 오래고, 지금 국어사전에도 놀이나 잔치, 그 밖의 일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것이라고 풀이되어 있습니다. 엠티의 뜻과 얼추 비슷한 것 같지만, 엄밀히 말하면 모꼬지는 그냥 모임이라는 말입니다. 엠티라는 말을 대신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인 거죠.

 

 

우리가 아는 엠티모임의 구성원들이 유대감이나 친밀도를 높이려고 합숙을 포함해서 가는 여행입니다. 적어도 우리는 그런 뜻으로 써왔습니다. 그래서 모꼬지=모임은 엠티의 뜻을 담기에 약한 거죠.

 

뜻밖에 엠티는 영어 단어도 아닙니다. 영국에서 제일 두꺼운 옥스퍼드 영어사전이나 미국에서 권위있다는 메리암웹스터 영어사전에도 멤버십 트레이닝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습니다. 약자인 MT도 산(mountain)이나 성경 마태오(Matthew)복음, 방사성 동위원소 마이트너륨(meitnerium), 혹은 미국의 몬태나주(Montana)나 무게의 단위 톤(metric ton=1,000Kg)을 가리키는 약자로 쓰이기는 하지만 멤버십 트레이닝의 약자라는 설명은 아무리 찾아도 없죠.

 

혹시 일제 강점기의 잔재일까? 하는 생각에 일본어 사전을 뒤져보아도 (, 제가 백수라서 할 일이 없는 편입니다.) MT가 멤버십 트레이닝의 약자라는 말은 없습니다. 따라서, 합숙여행이라는 뜻의 엠티는 순 콩글리시인 것이지요. 언제부터 쓰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요.

 

그래서 당분간은 엠티라는 말을 계속 써야할 듯합니다. 혹시 압니까? 머지않아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한국말 엠티가 등재될 수도 있을 테니까요.

 

20219월 옥스퍼드 영어사전(OED)k-드라마(k-drama), 한류(hallyu), 치맥(chimaek), 먹방(mukbang), 오빠(oppa), 대박(daebak) 등의 26개 한국어 단어가 등록됐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콩글리시(konglish)라는 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로부터 3년만인 올해(2025) 1월에는 OED7개 한국어 단어가 추가되었다는 소식입니다. 달고나(dalgona), (hyung), 노래방(noraebang), 막내(maknae), 찌개(jjigae), 떡볶이(tteokbokki), 판소리(pansori) 등이 그것인데, 도대체 달고나가 왜 들어갔는지는 없는 며느리도 모를 일입니다.

 

(아무도 안 궁금하실 수도 있으나, 혹시 저 같은 사람이 또 있을지도 모르니까, 202517일자 <연합뉴스>에 보도된, 옥스퍼드 영어사전의 한국어 단어 사진을 함께 올려드렸습니다.)

 

암튼, 어제 <아미원>에 갔는데, 전문갑 선생이 감자 깎느라고 너무 바빠서 전 손님들의 상을 그대로 두었길래, 제가 테이블 서너 개를 치웠습니다. 그런데 상을 다 치우기도 전에 은하수의 대선배님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오시더군요.

 

 

그냥 집에 가기도 뭐하고 해서, 어찌어찌 섞여 앉아서 얻어들은 이야기가 5월의 보성 회천 엠티입니다. 시기와 장소, 차편과 식사 준비 등을 열심히 의논하시더군요. 전문갑 선생은 푸짐한 닭발탕을 끓여내 오셨고요. (감자는 닭발탕 때문에 깎으신 거였더군요.)

 

그래서 , 5월에 은하수가 엠티 가는구나하고 저도 알게 된 거죠저는 은하수가 3년째인데, 참석한 첫모임이 20235월의 태안 성덕원 엠티였습니다. 엠티 갔는데 한일기본조약과 청구권협정어쩌고 하는 걸 보면서, ‘하아, 잘못 들어왔구나하고 강하게 느꼈습니다. 이 나이에 공부라니... 그런데 성격이 워낙 우유부단하다 보니까 과감하게 나가지도 못하고, 그냥 미적미적 있다 보니까 올해는 보성 엠티를 가게될 것 같습니다.

 

그때 쯤이면 조기대선도 결론이 날 때일 것 같은데, 웬만하면 같이들 가시죠? 은하수 엠티는 먹을 게 참 좋던데.... (jc, 2025/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