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희가 1935년 11월9일 레뷔 공연단인 다카라즈카 소녀가극단의 대극장 공연을 단행한 것은 공연수익과 홍보효과의 극대화를 겨냥했기 때문일 것이다. 당시 다카라즈카는 일본 인구가 7천만명이던 시절에도 연간 1천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최대 관광지였고, 따라서 다카라즈카 대극장 공연은 일본 전역을 상대로 공연하는 효과가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는 최승희의 다카라즈카 대극장 공연과 야외무용 촬영대회를 후일 다시 시도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1936년 이후 최승희는 이미 일본 최고의 예술가로 자리를 잡았고, 예술무용 공연만으로도 충분한 수입과 홍보효과를 이어갈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최승희는 이후 레뷰와의 교류를 중단했던 것일까? 그렇지 않다. 1935년 11월9-10일의 다카라즈카 대극장 공연 이후에도 최승희는 소녀가극단과의 교류를 이어갔다.
예컨대 1936년 1월11일자 <교토히노데(京都日出)신문(1면)>의 공연 광고문에 따르면, 최승희는 1월13일부터 에노켄(エノケン) 시리즈의 18번 <돈구리톤베에(どんぐり頓兵衛)>라는 영화의 개봉과 함께 교토다카라즈카극장(京都宝塚劇場)에 출연한다고 홍보되었다.
또 1936년 1월19일자 <나고야(名古屋)신문(3면)>에 따르면 최승희는 1월20일부터 나고야다카라즈카극장(名古屋宝塚劇場)에 특별 출연한다고 홍보되었다. 이 역시 <에노켄의 18번 돈구리톤베에>와 <하얀 왕자(白き王者)>라는 영화 상영과 함께였다.
이 두 공연은 영화 상영과 함께 진행된 공연이다. 영화와 영화 사이의 막간에 진행되었던 공연으로 흔히 어트랙션이라고 불렸다. 관객의 관심을 끌기 위한 특별 공연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교토와 나고야 다카라즈카극장의 어트랙션 공연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두 극장 모두 최근에 신축되었기 때문이다. 다카라즈카 소녀가극단은 1924년 다카라즈카에 대극장을 신축한 뒤, 10년만인 1934년 1월1일 도쿄에 다카라즈카극장을 개관했고, 이어서 1935년 10월12일에 교토, 11월3일 나고야에 다카라즈카극장을 개관했다.
도쿄다카라즈카극장(東京宝塚劇場=東宝토호)이 직영하는 형식으로 개관한 교토다카라즈카극장의 개관(柿葺落,고케라오토시)공연은 10월12일부터 10월27일까지 다카라즈카소녀가극단의 하나구미(花組)가 담당했고, 11월5일까지는 토호(東宝)가 직접 기획한 <신판 태합기>, <인간만사 김세중>, <옥상의 광인> 등의 신극 프로그램이 상연됐다.
다카라즈카 소녀가극단과 토호극단의 개관공연이 마치자 상영된 영화가 <돈부리톤베에>이며, 이 영화가 11월6일부터 19일까지 2주일 동안 상영되면서 동시에 진행된 어트랙션 공연이 바로 최승희의 특별출연이었다. 즉, 최승희의 어트랙션은 교토다카라즈카극장의 개관공연의 연속선상에 있었고, 이는 신축된 교토다카라즈카극장을 일반대중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홍보전략의 일환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뒤이어 11월3일 개관한 나고야다카라즈카극장도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개관공연은 다카라즈카 소녀가극단의 호시구미(星組)가 11월30일까지 담당했고, 12월에는 자체기획 공연을 진행했다. 1936년1월1일부터 다카라즈카 소녀가극단의 츠키구미(月組)가 공연한 후, 1월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 동안 영화 <동부리톤베에>와 <하얀 왕자> 상영과 함께 최승희의 어트랙션이 진행됐다. 최승희의 실연 어트랙션이 나고야다카라즈카극장의 개관공연의 일부였다는 뜻이다.
최승희의 교토와 나고야 다카라즈카극장 어트랙션 공연은 다카라즈카 대극장 공연 직후에 이루어진 것으로, 레뷰 공연단인 다카라즈카소녀가극단과 최승희의 교류가 계속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더구나 최승희의 교토와 나고야 다카라즈카극장 어트랙션 공연은 일년 후인 1937년 1월21일부터 2월2일까지 2주일에 걸쳐 다시 한 번 진행된 것으로 보아 최승희의 다카라즈카소녀가극단의 교류와 협력은 이후에도 계속되었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즉, 최승희는 스승 이시이 바쿠와는 달리 레뷰공연단과의 교류를 꺼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고, 이는 최승희가 1930년대의 예술무용의 위기를 레뷰공연단과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대처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jc, 202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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