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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14학교

[대륙17학교] 21. 이원영 강연 (1) 소식

대륙학교 국내연수의 귀갓길에 이원영 선생의 특별강연이 있었습니다. 건강한 식사와 자연 치유가 주제였지요.

 

이원영 선생과는 일주일에도 몇 번씩 만나는 절친이지만 강연의 형태로 그의 주장을 들어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그가 식사자리에서 자투리처럼 툭툭 던지던 단편적인 건강의 지혜가 저렇게 훌륭한 강연으로 이어지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차내 마이크 사정이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에 흔히 1시간을 넘기는 그의 강연이 20여분으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덕분에 아주 농축된 형태로 전달되었습니다. 이원영 건강법의 엑기스는 (1) 소식과 저탄고지의 식사법과 (2) 약을 멀리하고 자연치유력을 믿으라는 치병법이었지요.

 

이 식사법과 치병법은 이원영 건강법의 두 기둥입니다. 물론 저는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고, 제 건강법으로 채택한 것도 많습니다. 제가 원래 의심이 많고 고집이 세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설명되지 않으면 아무리 그럴 듯해도 따르지 않거든요. 그러나 이원영 선생의 소식과 자연치유는 이미 제 생활의 일부입니다.

 

제가 원래 폭식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먹는 양이 적지도 않습니다. “상에 오른 것은 다 먹는다는 원칙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번 조사해 봤습니다.

 

한 웹사이트에 신체 정보를 입력하니까 제게 필요한 하루 칼로리가 2,700Kcal라고 계산해 줍니다. (아주 믿을 수는 없습니다. 어제와 오늘 계산이 다를 때가 많거든요. 다만 그 편차가 크지 않아 믿어 주기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2,700Kcal를 먹으려면 어떤 음식을 얼만큼 먹어야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는 겁니다. 각 음식물의 칼로리를 외고 다니는 것도 웃기잖습니까? 제가 아무리 백수라도 그렇게까지 한가하지는 않거든요.

 

구글링을 해보니까, 2,700Kcal의 세끼 식사를 도시락으로 배달하는 서비스가 있더군요. 한 달에 268백원이고, 그게 1인용이니까, 4인 가족이면 식비가 1백만원이 넘겠죠. 아이고~

 

그리고 식단 사진을 보니까 양도 적고 맛있어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언제 뭘 먹고 싶은지를 며칠 전에 미리 알 수가 있겠습니까? 이 비즈니스가 유지된다는 게 신기합니다. 아니면, 그만큼 식사문제가 심각한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겠고요.

 

그래서 저는 대충먹기로 했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싶은 것을 먹기로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원영 선생의 소식 조언을 지키려면 방법이 하나더군요. 하루에 2끼만 먹는 것이지요.

 

요즘은 초근목피의 시절도 아니고, 없어서 못 먹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그러니 하루 필요한 칼로리를 초과하지 않으려면 끼니 수를 줄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아점(=브런치)을 적당히 먹고 이른 저녁을 마음껏, 양껏 먹는 것으로 전환했습니다. 점심이 없어진 것이지요.

 

한번은 데이터를 펴놓고 꼼꼼하게 계산해 보니까, 그렇게 2끼를 먹으면 얼추 2,400Kcal 전후가 되더군요.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과식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인 듯합니다.

 

별로 배고픔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제가 주로 앉아서 일해 왔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직업상의 신체적 활동량이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니까요.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하고는 있습니다만...

 

암튼, 그런 식으로 이원영 선생의 소식 조언을 지키고 있지만, 그렇다고 2끼 소식의 원칙을 항상 지키는 것은 아닙니다. 대륙학교 연수에서처럼 3끼를 먹게 되는 경우도 있고,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대식, 혹은 과식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 경우에도 자책하지는 않습니다. 신체 건강 못지않게 정신 건강도 중요하기 때문이죠.

 

가까운 친구들과의 파티는 여행과 함께 제가 참 좋아하는 일입니다. 대화도 좋아하고 음식도 맛있으니까요. 반면, 만나서 피곤한 사람들과의 의무적 만남은 욕을 먹더라도 피합니다. 살날도 얼마 안 되는데, 남은 시간과 식사를 낭비할 수는 없기 때문이죠.^^ (jc, 2023/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