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17학교] 22. 이원영 강연 (2) 소식과 건강장수

저는 고집이 세서 다른 사람 말을 잘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내 생각을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누구나 잘못 생각하거나 잘못 표현할 자유가 있기 때문이고, 저도 잘못할 때가 많은 데다가, 건강법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게 마련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이원영 선생의 소식 건강법은 과학적으로도, 그리고 경험적으로 잘 뒷받침되는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우선 동물 실험이 많습니다. 쥐와 원숭이 실험을 통해서 소식 동물이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점은 생물학과 생명공학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fact)입니다.

 

예컨대 2009년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의 연구자들은 붉은 털 원숭이 80마리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풍족한 식사를 한 40마리의 원숭이와 식사량을 30% 줄인 원숭이 40마리의 건강과 수명을 20여 년 동안 비교했는데,

원숭이들이 27세의 노령기에 접어들었을 때, 소식 원숭이들은 털이 풍성하고 피부에도 탄력과 윤기가 있었던 반면, 대식 원숭이들은 털이 빠지고 몸에 주름이 많아 늙어 보였습니다.

 

수명에도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실험 도중에 대식 원숭이 38마리 중에서 14마리가 사망했지만 소식 원숭이는 38마리 중에서 사망한 것은 5마리에 불과했습니다. 소식 원숭이들은 대식 원숭이들에 비해 암, 당뇨, 심장병, 뇌 위축 등의 발병률도 현저하게 낮았습니다.

 

2020년 2월 <셀(Cell)>지에 발표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설크 생물학 연구소(Salk Institute for Biological Studies)의 연구자들은 18-27개월된 쥐 56마리를 소식군과 대식군으로 나누고, 실험 기간 동안 이들로부터 40종류, 16만8천703개의 세포를 채취해 그 변화를 비교했는데, 소식한 쥐들의 세포는 대식 쥐들에 비해 노화관련 변화를 57%나 더 적게 보였습니다. 이는 세포 노화의 원인으로 알려진 세포내 염증이 소식에 의해 현저하게 억제되었기 때문입니다.

 

2012년 이스라엘 발-이란대학교 연구자들도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공복상태를 오래 유지할수록 ‘회춘 유전자’로 알려진 시르투인(Sirtuin) 유전자가 활성화되어 노화를 억제하고 장수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시르투인 유전자는 1999년 MIT 생물학부의 레오나르도 캘런테 교수가 효모에서 처음 발견한 것으로, 노화나 암의 원인인 활성산소를 억제하고 병원체의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면역항체의 활성화, 몸 전체 세포의 유전자를 전사해 복구하는 등의 다양한 노화방지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이들은 또 시르투인 유전자를 활성화하면 초파리의 수명이 30%, 선충의 수명이 50%나 늘어난다는 사실도 밝혔는데, 발-이란대의 연구자들도 시르투인 유전자에 조작을 가해 쥐의 수명을 15% 늘리는 데에도 성공했던 것이지요.

 

동물 실험 뿐 아니라 인체 실험에서도 소식과 건강 장수의 연관성이 밝혀졌습니다. 2022년의 미국 예일대학교 연구자들은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어째서 소식이 노화를 방지하고 건강을 유지하는지를 밝혔습니다.

 

이들은 26-47세의 성인 238명을 모집해 대식자와 소식자(평균 14% 소식)들의 건강 상태를 2년 동안 비교 검토한 끝에, 소식자들의 흉선(thymus)에는 상대적으로 지방이 덜 쌓였음을 확인했습니다. 심장 주변에 위치한 흉선은 질병과 싸우는 백혈구의 일종인 T세포를 생산하는 기관으로 신체의 다른 부위보다 더 빨리 노화합니다.

 

사람이 40대에 접어들면 흉선의 절반 이상에 지방이 쌓여 T세포 생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데, 체내 T세포 농도가 낮아지면 암에 걸릴 위험을 비롯해 병균에 의한 질병에 취약해 지는 것이지요. 그런데 예일대 연구자들의 연구에 의해서 소식이 흉선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지요.

 

그러니 소식을 중요한 건강법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이지요. (jc, 2023/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