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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주도2024취재

[간호2024취재] 8. 오사카 부립 나카노시마 도서관

2024222일 이른 아침 비행기로 간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하니 9시 반, 바로 오사카의 주소(十三)로 향했습니다. 신기하죠. 동네 이름이 십삼(13)’이라니... 어떻게 지명을 숫자로 붙이게 되었는지 호기심이 일기는 했지만, 여직 찾아보지는 못했습니다.

 

 

주소역 서쪽 출구에서 가까운 토요코인(東横inn)에 첫 이틀의 숙소를 정했습니다. 토요코인은 일본 전역에 지점을 가진 비즈니스호텔 체인인데, 한국에도 몇 군데 지점이 있더군요. 2018년의 첫 일본 취재 때에 안해룡 선생의 안내로 이용하기 시작했는데, 그 뒤로는 특별한 다른 사정이 없으면 일본 조사 때마다 이 호텔 체인을 애용합니다. 객실 규모는 작지만 깨끗하고 저렴한데다가, 대개 기차역에서 가깝고 아침식사를 제공하기 때문에 시간 사용이 편리합니다.

 

토요코인의 체크인은 어느 때나 할 수 있지만 입실은 오후 3시부터입니다. 이날도 체크인부터 하고 입실은 하지 않은 채, 여행 가방만 카운터에 맡기고 나카노시마(中之島)의 오사카 부립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나카노시마(中之島)는 서울로 치면 여의도 같은 곳입니다. 강 속의 긴 섬이니까요. 그래서 이름도 가운데()의 섬()이라고 붙였습니다. 여기에는 오사카 시청과 공회당 등의 관청과 오사카아사히신문사를 비롯한 주요 언론사 본부가 있는데, 시청과 공회당 사이에 부립 도서관도 있습니다.

 

이 도서관을 후릿츠(府立)라고 부르는 것은 오사카가 부()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행정구역은 토도후켄(都道府県)으로 구분되는데, 1(, 도쿄도)1(, 홋카이도), 2(, 오사카부와 교토부)43개 현()를 포함합니다.

 

뉴욕이라는 이름이 범위에 따라 3개 지역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쓰이는 것은 잘 알려져 있죠. 뉴욕주()와 뉴욕시(), 그리고 뉴욕시를 구성하는 5개 보로(boro)의 하나인 맨하탄이 뉴욕이라고 불립니다. 오사카도 비슷합니다. 오사카부()와 오사카시(), 그리고 오사카시 안에서 오사카 역이 있는 우메다(梅田) 지역을 오사카라고 부릅니다.

 

 

일본 도도부현에는 기록보관소와 함께 중앙도서관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를 현립, 부립, 도립, 도립도서관이라고 부릅니다. 오사카는 부()이기 때문에 그 중앙도서관을 후릿츠(府立)도서관이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히가시오사카의 오사카부립 중앙도서관이 규모가 큽니다만, 역사는 나카노시마 도서관이 더 오랩니다. 1904년에 문을 열었으니까 올해로 120살입니다. 개관할 때는 그냥 오사카 도서관이라는 이름이었는데, 2년 뒤인 1906년부터 오사카 부립 도서관으로 개칭, 일본이 태평양 전쟁에서 패전할 때까지 나카노시마 도서관은 오사카의 유일한 부립도서관이었습니다.

 

1950년 텐노지에 분점이 생기면서 1974년부터 본점은 오사카부립 나카노시마 도서관,” 텐노지의 분점은 오사카부립 유히가오카(夕陽丘)도서관으로 개칭됐습니다. 1996년에는 히가시오사카에 오사카부립 중앙도서관이 신축되어 나카노시마와 유희가오카의 일반 장서가 중앙도서관으로 이전되었습니다. 유히가오카 도서관은 폐쇄되고 특허정보센터가 되었지만, 역사적 자료를 소장한 나카노시마 도서관은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습니다.

 

 

오사카 부립도서관의 장서는 중앙도서관과 나카노시마 도서관을 합쳐서 약 60만점이니까 규모가 그리 큰 것은 아니지만, 이중 약 50만점이 개가식입니다. 특히 오사카의 역사와 관련된 고문서와 희귀자료들은 나카노시마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제가 나카노시마 도서관에 자꾸 가는 것은 고신문 자료가 여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1940년 이후의 신문은 지하1층의 신문실에서 축쇄판이나 마이크로필름으로 읽을 수 있고, 그 이전의 신문들은 1층의 디지털자료실에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검색하거나 열람할 수 있습니다.

 

 

오사카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나카노시마 도서관에 간 것은, 지금까지 몰랐던 새로운 사실 두 가지를 증명해 줄 신문 기사를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jc, 2024/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