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나카노시마 도서관에서 찾으려는 첫 번째 자료는 최승희 선생의 스승인 이시이 바쿠(石井漠, 1886-1962) 선생의 오사카 공연 관련기사였습니다. 이시이 바쿠 선생은 1916년에 도쿄에서 신무용 공연을 시작했고, 이후에도 주무대가 도쿄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신무용을 알아보고 환호해 준 첫 번째 공연은 오사카 공연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죠.
이시이 바쿠의 초무대는 1916년 6월2일 <제국극장>이었습니다. 극작가 오사나이 카오루(小山内薫, 1881-1928)가 <신극장>이라는 극단을 만들어 첫 공연을 했는데, 작곡가 야마다 고사쿠(山田耕莋, 1886-1965)와 무용가 이시이 바쿠도 참가했습니다. 이시이 바쿠는 이때 <일기의 한 쪽(日記の一頁>와 <전설(ものがたり)>라는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일기의 한 쪽>는 야마다 코사쿠가 작곡한 피아노곡에 맞춰 이시이 바쿠가 안무한 작품으로, 청년이 미혹의 세계로부터 벗어나 평안의 경지에 이른다는 내용인데, 후에 <법열(法悅)>로 개칭된 작품입니다. <전설>은 멘델스존의 소품 피아노곡에 맞춰 야마다 코사쿠가 안무한 춤 작품을 이시이 바쿠가 시연한 것으로, 견우성과 직녀성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이 공연의 관객은 29명이었습니다. 공연을 준비한 사람들의 실망이 얼마나 컸으면, 관객 숫자를 세어서 기억하고 있었을까요. 더구나 관객의 대부분이 친구들이거나 초대 손님이었습니다. 비평가들에게 호평을 좋은 평을 얻기는 했지만 흥행에서는 완전히 실패했던 것이지요.
<신극장>의 2회 공연이 6월26일부터 3일간, <혼고자(本郷座)>에서 열렸고, 이시이 바쿠는 <명암(明暗)>이라는 작품을 발표했지만, 입장객이 30명으로 재차 실패했습니다. 1916년 11월 <보험협회 홀>에서 열린 제3회 공연에서도 이시이 바쿠는 <젊은 판과 님프(若きパンとニムフ)>와 <파란 불꽃(青い焔)>을 발표했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실망한 이시이 바쿠는 먹고 살 일이 막막해 지자 3회공연 직후에 효고현으로 이주해 <다카라즈카 소녀가극단(1914년 창단)>의 무용교사로 취직했습니다. 이시이 바쿠가 제국극장 가극부에 재직할 때 도쿄 필하모닉회 단원으로 교분이 있었던 음악가 하라다 준(原田潤, 1882-1946)이 주선한 자리였습니다.
당시 하라다 준은 다카라즈카 소녀가극단의 성악교사로 일하고 있었는데, 도쿄에서 아마가사키의 생가로 돌아와 있던 무용가 고모리 토시(小森敏, 1887-1951)로부터 이시이 바쿠가 곤경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자, 바로 “무용교사로 일해보지 않겠느냐”는 편지를 보냈던 것입니다.
다카라즈카에서는 1914년 4월 소녀가극단이 탄생했습니다. 전철회사인 한큐(阪急)회사가 다카라즈카 파라다이스라는 연예오락시설에 투자하면서, 이곳에서 공연할 가극단도 구성한 것인데, 전원 젊은 여성으로 구성했기 때문에 이른바 걸그룹의 원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시이 바쿠는 1916년 11월의 제3회 도쿄공연에서 실패한 직후, 코모리 토시와 하라다 준의 도움으로 다카라즈카로 이주, 소녀가극단의 무용교사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창작 예술 무용가로 활동해 온 이시이 바쿠가 예능쇼 무용 교사 일에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이에 이시이 바쿠는 1917년 2월24일 오사카의 <긴마츠자(近松座)>에서 근대무용대회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열고, 도쿄에서 발표했던 작품들과 <묵도(黙祷)>라는 새로운 창작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이때 2천석의 극장이 만원이 되었고, 교토에서도 공연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오사카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이시이 바쿠는 바로 도쿄로 돌아와 작품 활동을 이어갔는데, 이후 도쿄의 관객들도 이시이 바쿠의 신무용에 호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이시이 바쿠는 <아사쿠사 오페라>를 조직해 선구적이자 성공적인 신무용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즉, 도쿄의 관객들이 알아보지 못했던 신무용을 오사카의 관객들이 성원해 준 덕분에, 이시이 바쿠는 용기를 잃지 않고 작품 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오사카 <긴마츠자> 공연이야말로 이시이 바쿠의 무용이 관객들의 후원을 받은 진정한 <초무대>였던 겁니다.
그래서 이번 오사카 취재에서는 가장 먼저 이시이 바쿠의 <긴마츠자> 공연을 조사하기로 했던 것인데, 과연 이 공연을 보도한 신문 기사가 나타났습니다. (jc, 2023/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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