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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추도비

[다카라즈카 조선인 추도비] 15. 외국인시민 문화교류협회와 목련회

[이글의 일본어 번역문은 https://jc-saishoki.tistory.com/27에 있습니다.]

 

<다카라즈카 조선인 추도비>에 새겨진 비문에 따르면 이 추도비의 건립을 담당한 것은 <추도비 건립 모임> <다카라즈카시 외국인시민문화교류협회(이하 교류협회)>, 그리고 <목련회>의 세 단체이다. 추도비 건립의 이유와 날짜 다음에 이 세 단체의 이름이 나란히 새겨져 있다.

 

정계향 선생의 논문(2019:146)은 세 단체를 비교적 자세히 서술해 놓았다. 가장 먼저 생긴 것은 <교류협회(1996)>이다. 1990년대 초반에 김예곤 선생이 자신의 회사에 일본계 브라질인을 수십 명 고용하면서, 이들이 겪는 언어문제와 거주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교류협회>를 창립했다. 처음에는 외국인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했으나 시간이 가면서 재일 조선인을 위한 활동의 비중이 커졌다. 창립자이자 초대회장인 김예곤 선생이 재일 조선인이었고 다카라즈카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대부분이 재일 조선인이기 때문이다.

 

창립자 김예곤 선생의 사업경영을 통해 만들어진 넓은 교우범위 덕분에 <교류협회>에는 다카라즈카와 고베 등, 효고 지역의 재일조선인과 일본인들이 많이 참가하고 있다. 여기에는 정계, 재계, 문화계의 인사들이 많이 포함되었는데, 이들은 지식인집단이 거의 없었던 다카라즈카의 재일조선인들의 활동에 큰 도움이 되었다.

 

<다카라즈카시외국인시민문화교류협회>를 창립한 김예곤 선생이 2020년 3월 제주도를 방문해 재일2세로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강연하고 있다.

 

<교류협회>가 추도비 건립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10년경이었다. <고베수도공사> <후쿠치야마선 개수공사>의 희생자들을 발굴한 정홍영 선생이 2000 1월에 타계한 후에도 곤도 도미오 선생은 정홍영 선생과 함께 시작했던 추도와 제사를 계속하면서 재일 조선인들은 물론 일본인들의 참여를 요청했다. 추모제사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교류협회>도 이에 동참하게 된 것으로 보이며, 2013년에는 곤도 선생도 <교류협회>에 가입해 활동하기 시작했다.

 

추도비 건립의 문제가 구체화되면서 마침내 2017 5 <고베수도건설공사 및 구국도 후쿠치야마선개수공사 중의 사망자 추도비를 건립하는 모임>(이하 <추도비건립모임>)이 발족됐고, 곤도 선생이 회장에 선임되었다.

 

한편 정계향 선생의 서술(460)에 따르면 <목련회> 추도비 건립을 위해 결성된 단체였다. “<목련회>의 회장은 곤도 선생, 공동회장은 김예곤 선생이었고, “발기인으로 참여한 사람은 두 사람의 대표를 포함한 23명으로, 재일조선인과 일본인이 섞여 있었으며, “이 중 상당수의 사람들은 <교류협회>의 회원이었다고 했다.

 

추도비를 건립하는데 앞장선 세 단체의 대표자는 <추도비건립모임>의 회장이 곤도 선생, <교류협회>의 고문이 김예곤 선생, 그리고 <목련회>의 공동회장이 곤도 선생과 김예곤 선생이었다. 결국 <다카라즈카 조선인 추도비>의 건립은 김예곤, 곤도 도미오 두 사람의 주도 아래 다카라즈카의 <교류협회>와 오사카의 <목련회> 회원들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이뤄진 것이다.

 

곤도 도미오(왼쪽 첫번째), 정세화(오른쪽 첫번째) 선생들께서 고베 조선학교 학생들을 인솔해 <다카라즈카 조선인 추도비> 견학-추도하고 있다.

 

물론 추도비 건립에 협력한 것은 이들 뿐은 아니었다. 효고현과 오사카부의 많은 재일 조선인과 일본인들이 시간과 노력과 돈을 들여 건립 운동에 나섰다. 그중에는 추도비 건립을 위한 각종 모임에 빠짐없이 참여하여 의논된 내용을 홍보하는데 앞장선 분들도 있었고,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여 추도비가 지금의 모양을 갖추도록 애쓴 분들도 있었다.

 

곤도 선생의 전언에 따르면 절대로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전제 아래 추도비의 조각과 장식, 그리고 설치에 이르기까지의 실제작업을 직접 담당한 재일 조선인도 있었다. 그는 타마노 세이조 선생의 추도비 디자인을 받아서 그것을 돌에 새기고 장식하는 일을 손수 담당했고, 그렇게 자신의 손으로 완성된 추도비를 보면서 보람을 느끼셨다고 한다.

 

그밖에도 <교류협회> <목련회>, <추도비 건립모임> 등의 회원이 아니면서도 수다한 일본인과 재일 조선인들이 추도비 건립에 참여했다고 한다. <다카라즈카 조선인 추도비>는 참여 단체와 그 지도자들뿐 아니라 그 취지에 동조하는 많은 참여자들의 성원으로 건립되었던 것이다. (jc, 2021/4/29)

 

[이글의 일본어 번역문은 https://jc-saishoki.tistory.com/27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