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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주도2024취재

[간주도2024취재] 1. 일본 취재 기획

일본 방문의 필요가 쌓이고 있었습니다. 202311월 도호쿠 취재를 마친 직후 부터였습니다. 원고지 6백매쯤의 도호쿠 취재기를 쓰고 나서. ‘, 이제 간사이 취재기도 써야겠구나. 주고쿠와 도카이 취재기도.’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85월의 첫 일본 취재는 도쿄였지만, 곧이어 간사이와 주고쿠, 시코쿠와 큐슈 등의 취재가 이어졌습니다. 2020년까지 홋카이도와 오키나와까지 취재를 하면서도 그때는 취재기를 쓸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자료를 충분히 찾았다는 느낌을 갖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무용신 캠페인과 다카라즈카 조선인 추도비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최승희 공연 취재가 조금 소홀해졌습니다. 할 일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모금 캠페인으로 무용신을 마련하고 전달하는 일도 많아졌고, 다카라즈카 조선인 추도비의 희생자 조사도 병행되었습니다.

 

한편, 도쿄와 간사이 지역의 연구자들과 교류도 시작했습니다. 도쿄대의 최승희 컨퍼런스를 통해 멕시코의 알프레드 카스티야(Alfred Romero Castilla), 요코하마의 박상미 선생도 만났고, 그밖에도 박정순, 이현준, 이철우 선생의 논문과 책도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작년부터 <고베학생청년센터>의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히다 유이치, 호리우치 미노루, 서근식 선생 등과도 인사를 나누었고, 청구문고에서 논문을 발표하면서 츠카사키 마사유키, 미즈노 나오키 선생 등의 도움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호리우치, 츠카사키 선생은 자신들이 스크랩한 최승희 관련 신문자료를 전해 주시면서 제 연구에 도움을 주셨습니다.

 

 

대부분의 캠페인과 세미나가 간사이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효고와 오사카, 교토를 방문하면서 간사이 지역의 조사는 틈틈이 계속되었고, 마침내 취재기를 쓸 시기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자 취재기를 위한 자료 점검이 필요하게 된 것이지요.

 

둘째, 취재기 자료 조사와는 별도로 일본 <팀아이> 회원들과의 교류도 늘어났습니다. 콘도 도미오 선생님이 타계하신 이후 <팀아이>는 약간 침체된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이내 활동이 활발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작년에는 무용신 캠페인 뿐 아니라 조선학교 후원을 위한 활동도 늘어났다는 말씀을 전해 들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점심을 제공하거나, 고교 무상화에 조선학교를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는 행사에도 자주 참여하시고 계시다고 합니다.

 

 

한국의 <무용신> 모임과 일본의 <팀아이> 모임의 회원들이 증가했고, 역할 분담을 통해 실무를 담당해 주실 일꾼들도 늘어났기 때문에, 두 모임 사이에 더 긴밀한 연락과 교류, 그리고 협력을 위한 방법을 협의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셋째, 올해 116일 평양발 북한, 남한을 적대국으로 선언뉴스가 전해지면서 앞으로 조선학교를 둘러싼 상황이 복잡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 정부와 극우파들의 조선학교 탄압은 가속화될 것이고, 한국 윤석열 정부의 극우 친일적 성향 때문에 한국의 시민단체들이 조선학교와 교류하는 일은 점점 어려워질 것입니다.

 

이에 더해 재일조선학교가 한국 시민단체들과 교류, 협력에 소극적으로 돌아서거나 전면 중단할 전망도 있습니다. <팀아이><무용신>의 입지와 활동범위가 좁아들게 되겠지요.

 

 

이 같은 상황 변화 때문에 <무용신><팀아이>의 목적과 활동 방향이 수정될 필요가 생긴 것입니다. 다카라즈카 조선인 추도비 프로젝트는 그대로 진행되어도 좋겠으나, 무용신 캠페인과 일본 방문단 프로젝트는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이런 상황은 2024410일의 한국 총선 결과에 따라 가속화되거나 완화될 전망이기도 합니다.

 

제가 2024년의 첫 일본 방문을 기획한 것은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1) 간사이 취재기를 위한 자료 조사와 함께, (2) <팀아이><무용신>의 교류와 협력을 돈독히 하고, (3) 정세 변화에 따른 활동 방향 재점검이 필요한 것이지요.

 

실제의 방문은 3주일 후에 시작되지만 이번에는 준비 단계부터 취재기를 쓰기로 했습니다. 새로 수집할 자료는 많지 않겠지만, 급변하는 상황에 매몰되기 보다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일본과 한국의 시민단체들과 연구단체들이 교류하고 협력하기 위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보기 위해서입니다. (jc, 2024/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