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라즈카1935공연] 4. 연목과 무용수

오사카 공연 팜플렛의 “두 개의 리사이틀”은 최승희와 안막이 다카라즈카 공연을 “오사카 제2회 공연”으로 오해했었다는 점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잡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아직은 정황 증거이므로,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교차검증이 필요해 보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오사카 공연(1935년 10월25일)과 다카라즈카 공연(11월9일)의 연목을 비교해 보았다. 다만 다카라즈카 공연의 프로그램은 발견된 바 없어서 상세한 비교가 쉽지는 않았다. 연목은 홍보기사와 광고문에 나열되어 있어서 확인할 수 있지만, 각 연목을 상연할 무용수가 누구였는지는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1935년 11월9일의 <오사카아사히신문(7면)>에 게재된 <최승희 신작무용의 밤> 광고문에 명시된 다카라즈카 공연의 연목은 다음과 같았다.

 

[제1부] (1)검무, (2)무유게(無憂華), (3)민요조, (4)금손가락춤, (5)리릭포엠, (6) 희망을 안고서,

[제2부] (1)승무, (2)습작, (3)호니호로시(ほにほろ師), (4)습작, (5)조선풍의 듀엣,

[제3부] (1)이케니에(生贄), (2)가면무, (3)에헤야 노아라, (4)적과흑, (5)마음의 흐름.

 

다카라즈카 공연의 이 연목은 오사카 공연과 순서까지 같았다. 즉, 오사카 공연(1935년 10월25일)과 다카라즈카 공연(1935년 11월9일)은 완전히 같은 쌍둥이 공연이었던 것이다. 이는 오사카 공연 팜플렛에 “두 개의 리사이틀”이라고 명시했던 것이 수긍되는 발견이었다.

 

 

그러나 각 연목을 상연한 무용수를 비교해 보면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교토 공연의 연목과 공연자를 조사하는 간접적인 방법을 썼다. 교토 공연(1935년 11월8일)과 다카라즈카 공연(11월9일)은 하루 차이로 이뤄졌기 때문에, 교토공연 참가 무용수와 다카라즈카 공연 무용수와 같았을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었다. 교토 공연 팜플렛에 나타난 연목과 상연자는 다음과 같았다.

 

 

[제1부] (1)검무(타악기반주-최승희), (2)청춘(사라사테 곡-후지타 유리야(藤田ユリヤ), 코야나기 요시하루(小柳善春)); (3) 민요조(조선속곡, 음악부편곡-최승희); (4) 무제-이리사와 토시야키(入澤壽秋); (5) 희망을 안고서(사라사테 곡-최승희, 와카쿠사 도시코(若草敏子);

 

[제2부] (1) 승무(개작)(조선속곡, 음악부편집-최승희); (2) 습작(움직임의 시스템) 작품3(무반주-와카쿠사 도시코, 이리사와 토시야키, 후지타 유리야, 코야나기 요시하루); 작품1(타악기반주-최승희); (3)호로호로시(ほろほろ師, 스미노 니시키오(角野錦生)곡, 음악부편집-최승희); (4) 무유게(無憂華, 쇼팡곡-후지타 유리야, 코야나기 요시하루, 이리사와 토시야키); (5) 조선풍의 듀엣(조선속곡, 음악부편곡-최승희, 와카쿠사 도시코);

 

[제3부] (1) 이케니에(블로흐 곡-최승희); (2) 금손가락춤(글리에르 곡-와카쿠사 도시코); (3) 가면무(타악기반주-최승희); (4) 에헤야 노아라(조선고곡-최승희); (5) 적과흑(피아노반주-이리사와 토시야키, 코야나기 요시하루); (6) 마음의 흐름(챠이코프스키 곡-최승희, 후지타 유리야).

 

 

교토 공연의 연목은 오사카 공연과 두 가지 면에서 달랐다. <리릭포엠(최승희)>과 <습작 작품4(최승희)>가 제외되고, 그 대신 <청춘(후지타 유리야, 코야나기 요시하루)>과 <무제(이리사와 토시아키)>가 포함되었다. 또 <금손가락춤(와카쿠사 도시코, 하리타 요코, 마에다 야스코)>이 3인무에서 와카쿠사 도시코의 독무로 바뀌었다.

 

따라서 다카라즈카 공연의 무용수는 최승희를 포함해서 모두 5명이었다. 다른 네 명은 후지타 유리야와 코야나기 요시하루, 이리사와 토시아키와 와카쿠사 도시코였다. 오사카 공연에 참가했던 하리타 요코와 마에다 야스코는 교토와 다카라즈카 공연에 참가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금손가락춤>이 3인무에서 와카쿠사 도시코의 독무로 변경되었을 것이다.

 

 

즉, 다카라즈카 공연은 오사카 공연의 재판이었고, 2명의 무용수가 불참해 3인무 <금손가락춤>이 독무로 바뀐 것이 유일한 변화였다. 최승희와 안막이 다카라즈카 공연을 “오사카 제2회공연”이라고 표현한 것은 두 공연의 동일성 때문이었을 것이다. (jc, 2025/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