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이 저물어 갑니다. 좋은 소식보다는 나쁜 소식이 많은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선거 한번 잘못해 가지고 나라가 곤두박질치는 것이 가장 안타깝고, 그 여파로 <무용신>의 일부 계획이 연기된 것도 아쉬운 한 해입니다.
하지만 <무용신>은 올해도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1월의 효고/오사카 방문단은 첫 시도였지만 성공적이었습니다. <팀아이> 선생님들과 직접 뵐 수 있었고, 다카라즈카 추도비 참배와 만푸쿠지 국악 콘서트도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3월의 무용신 캠페인으로 150명의 어린 무용수들에게 무용신을 보낼 수 있었고, 일부학교 무용부에는 일본 <팀아이> 선생님들께서 직접 무용신을 전달해 주셨습니다. 5월에는 예정에 없던 한복을 연해주에 보낼 수 있었습니다. 나명흠, 김태엽, 박인호 선생님 고맙습니다.^^
5월에는 또 <제1강릉포럼> 지도부와 <화강문화재단>의 젊은이들이 다카라즈카를 방문했습니다. 타마세 참배묘 앞에 무궁화를 심었고, 다카라즈카 시의원과 효고 현의원과의 만남과 대화도 시작됐습니다. 향후 강릉과 다카라즈카 사이의 교류와 협력을 위한 주춧돌이 되었습니다.
9월에 <제24회 강릉인권영화제>를 후원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사반세기 가까운 역사를 가진 인권영화제가 의연하게 부활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강릉인권영화제 동안 <조각배들의 노래>팀의 강릉콘서트도 감동적이었고, 강릉 시의원들이 일본 방문단을 맞아 간담회를 가진 것도 뜻깊은 일이었습니다.
12월에는 연해주 우수리스크의 <최재형 고려인 민족학교>를 후원하는 캠페인이 진행 중입니다. ‘직접 모금’을 통해 6백만원을 전달할 수 있었고, 크라우드 펀딩도 진행 중입니다.
내년에도 <무용신>은 3번의 모금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3월의 무용신 캠페인, 9월의 강릉 인권영화제 캠페인, 그리고 12월의 연해주 민족학교 캠페인입니다. 긴급한 사안이 생기면 1-2회의 캠페인이 추가되겠지만, 무리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무용신>의 모금은 1인1만원의 소액다수 원칙을 지킵니다. 후원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도 많은 분들에게 참여를 부탁드리게 됩니다. 실제로 1만원보다 더 많은 금액을 보내시는 분들이 많고, 그분들이 무척 고맙기는 하지만, 많은 금액보다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것이 우리의 후원을 받아주시는 분들에게 더 힘이 나는 일이라고 여전히 믿고 있습니다.
<무용신>은 <팀아이>와 협력해 연1회 효고/오사카 방문단을 구성합니다만, 내년에는 <최재형 고려인 민족학교>, <대륙학교>, <동북아평화연대> 등과 협력해 우수리스크/블라디보스톡 방문이 추가될 것 같습니다. 일본 <팀아이> 선생님들도 참여하시게 되면 참 좋겠습니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을 지향한다면서, <무용신>은 어째서 “느슨한 연대”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무용신>은 어디에도 등록되지 않은 임의단체이며 대표나 임원체계가 없습니다. 캠페인 때 디렉터가 지명되고, 방문단 구성 때 인솔 책임자가 선임될 뿐이죠.
우리는 “잘 조직”되었다는 것이 반드시 단단하고 체계적인 단체만을 가리킨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자각한 시민들이 관용의 정신으로 교류/협력할 수 있다면, 느슨한 연대도 단단한 조직 못지않은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회원이 3백 명이 넘게 되면 시민단체로 등록할 계획이긴 합니다.
또 어째서 <무용신>은 어떤 단체와는 협력하고, 다른 단체들과는 협력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합니다. <무용신>은 문화/예술/교육운동 단체이며, 이를 인정하는 단체들과는 주저 없이 협력합니다. 그러나 직접적인 정치운동에는 가담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점 양해 바랍니다.
느슨한 연대의 임의단체가 활동하는 데에 유연하지만 단점과 난점도 있습니다. 잘 조직된 공식 단체가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당분간 그런 단점을 기꺼이 감수하려고 합니다. 단단한 조직 유지에 쓸 시간과 돈과 노력을 아껴서 우리가 목표하는 활동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년에도, 조직 유지보다 활동 유지가 <무용신>의 목표가 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jc, 2023/12/18)
'essays' 카테고리의 다른 글
[ザラクギルの考え] 1.日出と日沒 (0) | 2024.01.01 |
---|---|
[자락길 생각] 1. 일출과 일몰 (1) | 2024.01.01 |
[送年2023] 報告と計画 (0) | 2023.12.20 |
[新年辭2023] 「目覚めている市民の組織された力」と「寛容」 (0) | 2023.12.19 |
[신년사2022]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과 “관용” (0) | 2023.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