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호쿠2023취재

[도호쿠2023취재] 13. 모리오카 (7) 레퍼토리

1936428일의 <이와테일보>에는 최승희의 모리오카 공연의 레퍼토리가 실렸습니다. 이 기사는 최승희가 카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에 의해 일본일(日本一)의 무용가로 평가되었다고 지적한 후, 그의 첫 모리오카 공연이 다음과 같이 3부로 나뉘어 진행된다고 밝혔습니다.

 

 

[1] 1. 검무(최승희); 2. 어린이의 세계 A. 인형씨(하리타 요코); 3. 2개의 코리안멜로디(최승희); 4. 어린이의 세계 B. 춤을 추세요(하리타 요코, 키요미즈 요코); 5. 희망을 안고서(최승희, 와카쿠사 토시코)

 

[2] 1. 승무(최승희); 2. 봄빛을 받고서(와카쿠사 토시코); 3. 에헤야 노아라(최승희); 4. 탱고(오쿠라 요시아키); 5. 습작(움직임의 시스템) 작품제1(최승희); 6. 노예 시치로 효에(하리타 요코); 7. 마음의 흐름(최승희, 후지타 유리야)

 

[3] 1. 희생(최승희); 2. 금가락춤(와카쿠사 토시코, 하리타 요코, 키요미즈 요코); 3. 호니호로시(최승희); 4. 인디언의 인상(이리사와 요시아키); 5. 조선풍의 듀엣(최승희, 와카쿠사 토시코)

 

이 발표작품들에 대해서는 자세한 분석과 정리가 필요하겠지만, 우선 한 공연에서 17작품이나 발표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세계 순회공연(1938-1940) 중 유럽과 미주에서 가졌던 공연에서도 보통 12-14작품을 발표하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3년 전인 1936년에는 한 공연에서 17작품이나 발표했던 것입니다.

 

 

그것은 최승희의 독무 공연 외에도 다른 무용수들의 독무와 중무가 포함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일 텐데, 최승희 외에도 3명의 여성무용수와 2명의 남성무용수가 출연해 작품들을 소화해 주었습니다. 이날 공연에서 최승희는 독무 7작품 외에도 중무 3작품에 출연했습니다.

 

무용수들 중 와카쿠사 토시코(若草敏子)는 최승희의 수제자로 조선 이름은 김민자(金敏子)였습니다. <어린이의 세계>를 발표한 하리타 요코(針田陽子)와 키요미즈 요코(淸水洋子)는 어린 무용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52일의 <이와테일보>에 게재된 최승희무용단 사진에 2명의 어린 무용수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이 하리타 요코와 키요미즈 요코로 보입니다.

 

또 한명의 여성 무용수 후지타 유리야(藤田ユリヤ)2명의 남성 무용수 오쿠라 요시아키(大倉喜彰)와 이리사와 요시아키(入澤嘉彰)가 어떤 인물이었는지는 앞으로 조사해야 합니다.

 

 

레퍼토리의 구성을 보면 조선무용와 현대무용이 각각 5개로 가장 많았고, 그밖에 아동무용이 3, 일본식 현대무용이 2, 외국풍의 무용이 2개로 되어 있습니다.

 

한편 193552일의 <이와테일보>는 최승희무용단의 모리오카 도착을 보도했는데, 최승희 무용단 일행은 모두 9명이었고, 하행 열차편으로 51일 오후 114분에 모리오카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이 기사는 “54(164센티미터>의 늘씬한 키에 미소를 머금은 최승희가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인용했습니다.

 

모리오카에는 이시이 선생님과 7년 전에 한 번 다녀간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41일에 도쿄를 떠나 도호쿠 지역을 한 바퀴 도느라고 녹초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밤은 생명을 걸고라도 열심히 춤을 추겠습니다.”

 

 

최승희가 스승 이시이 바쿠와 함께 모리오카에 공연하러 왔었다는 기사를 보고 7년 전의 신문을 찾아보았습니다. 과연 1929412일에 이시이 무용단의 모리오카 공연이 있었고, 이 공연에서 17살의 최승희는 독무 <세레나데><우화>, <식욕을 부르다>, <황성의 달>, <유모레스크>, <페어귄트>의 중무와 군무 등 모두 6작품에 출연한 바 있었습니다.

 

또 최승희가 도호쿠 순회공연을 위해 41일 도쿄를 출발했다는 언급으로부터 51일 모리오카에 도착하기까지 한 달 동안 어떤 도시에서 공연을 해 왔었는지 조사해야 하는 숙제가 추가되었습니다. (jc, 2023/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