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1934공연] 12. 16개 연목

최승희의 데뷔공연에서는 16개의 작품이 상연됐다. 한 공연의 작품으로는 많은 편이다. 최승희가 유럽순회공연을 할 때에는 한 공연을 12-13개 작품으로 구성하곤 했었다.

 

 

그러나 프로그램에 나타난 연목을 보면 최승희가 실제로 공연한 작품은 10개 작품이고, 나머지 6개 작품은 이시이 바쿠와 이시이무용단원들이 상연한 것이다.

 

<포엠>은 이시이 바쿠의 찬조출연 작품이고, <아이의 세계> 1과2, <생명의 춤>, <시골의 풍작>, <로맨스의 전망> 등의 5작품에는 최승희가 출연하지 않고 이시이 무용단원들이 담당했던 작품들이다.

 

 

최승희의 데뷔공연에 참가해 준 이시이 무용단은 모두 23명으로 이들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이들 중의 일부는 후일 데뷔하여 무용가로 활동한 사람도 있지만, 이 공연을 끝으로 다시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榎本梢, 加土惠美子, 寒水多久茂, 雁金貞子, 金子かほる, 金敏子, 甲斐富士子, 山崎龍子, 山本綠, 市木須美, 柴野久子, 汁本愛子, 出開田鶴子, 石井美笑子, 石井靜子, 速水明子, 多田和子, 大野兵作, 谷百合子, 長屋陽子, 法村康二, 木內奈嘉子, 淸野輝子

 

 

16개 작품은 3부로 나뉘어 상연되었는데, 각 부의 작품을 제목만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부: 1. 황야를 간다(荒野を行く); 2. 어린이의 세계1(小供の世界一); 3. 폐허의 터(廢墟の趾); 4. 생명의 춤(生命の踊り); 5. 아키라메(あきらめ); 6. 희망을 안고서(希望を抱いて);

 

2부: 7. 검무(劍の舞); 8. 영산무(靈山の舞); 9. 에헤야 노아라(エヘヤノアラ); 10. 마을의 풍작(村の豊作); 11. 승무(僧の舞);

3부: 12. 바르다의 여인(バルタの女); 13. 포엠(ポエム, 이시이 바쿠 출연); 14. 습작(習作); 15. 어린이의 세계2(小供の世界二); 16. 로맨스의 전망(ロマンスの展望).

 

 

이중 <어린이의 세계> 1과2에는 각각 2개의 소품이 포함되어 있고, <습작>도 A와 B의 2작품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16작품이 아니라 19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19개의 작품 중에서 독무는 10개 작품으로, 8개는 최승희가, 1개는 이시이 바쿠, 나머지 1개는 시루모토 아이코(汁本愛子)가 상연했다.

 

중무는 2인무 <희망을 안고서>에 최승희와 이시이 미에코(石井美笑子)가 출연했고, 3인무인 <영산무>에는 카이 후지코(甲斐富士子)와 김민자(金敏子)와 카도 에미코(加土惠美子)가 출연했다. 또 <어린이의 세계1>에 포함된 <놀기(戱れ)>는 이시이 시즈코(石井靜子)와 타니 유리코(谷百合子)가 출연한 2인무였고, <아장아장 춤추기(ヨチヨチ踊る)>는 안가네 사다코(雁金貞子)와 키우치 나카코(木內奈嘉子)와 타다 카즈코(多田和子)가 출연한 3인무였다.

 

 

그밖에 <생명의 춤>과 <마을의 풍작>, <어린이의 세계2>의 <저희는(僕達は)>, 그리고 피날레 <로맨스의 전망>은 5명 이상의 무용수가 출연한 군무였다. <마을의 풍작>에는 5명, <로맨스의 전망>에는 최승희를 포함해 7명, <생명의 춤>에는 8명, <저희는>에는 9명이 출연했다.

 

19개 작품 중에서 17개는 모두 최승희가 창작한 작품이며, 최승희가 연기한 <아키라메>와 이시이 바쿠가 연기한 <포엠> 등의 2개 작품은 이시이 바쿠의 작품이다.

 

 

최승희의 데뷔공연에서 세간의 주목과 비평가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것은 2부의 작품들이다. <검무>와 <영산무>, <에헤야 노아라>와 <마을의 풍작>, 그리고 <승무>는 조선의 민속과 전통무용에서 소재를 가져온 조선무용 작품들이다. <승무>와 <검무>, <에헤야 노아라>는 최승희의 독무로 상연되었고, <영산무>는 3인무, <마을의 풍작>은 5인무로 발표되었다.

 

 

이중 <검무>와 <승무>는 최승희의 걸작으로 평가되며 세계 순회공연에서도 각광을 받은 작품이다. 이같은 인생 걸작이 데뷔공연에서 발표되었다는 것이 놀랍다. (jc, 2024/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