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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순회공연

[중남미 순회공연] 6. 푸에르토리코 공연 전후 (5) 중남미 순회공연의 기획

당초 최승희는 뉴욕 공연과 시카고 공연을 마친 후에 샌프란시스코로 이동, 그곳에서 배를 타고 일본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시카고 공연 시기에 미국 서해안 도시들의 공연요청이 들어왔고, 여기에 최승희가 적극적으로 응한 결과, 미국 서해안 순회공연이 시작됐었다.

 

 

그렇다면 최승희가 일본으로 돌아가려는 계획을 수정, 중남미 공연에 나서기로 한 결정은 언제 내려진 것일까?

 

중남미 순회공연 계획이 가장 먼저 보도된 것은 1940319일의 <카슈마이니치신문(영문판5)>이었다. 이 기사는 최승희가 330일의 LA공연을 위해 319일 유니언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보도하면서, 이후의 공연계획에 대해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미국순회공연 중인 최승희는 LA공연을 마치고 남미로 향할 예정인데, 그곳에서 칠레, 아르헨티나, 우르과이, 브라질에서 일련의 공연을 열게 된다. 최승희는 43일 라쿠요마루(樂洋丸)에 승선해 발파라이소(Valparaiso)로 출발한다.”

 

바로 다음날인 1940320일의 <신세카이아사히신문(7면영문판)>도 최승희의 남미공연을 발표했다. 이 두 기사에 따르면, 남미공연을 발표한 것은 최승희 본인이었다. 특히 <신세카이아사히신문>은 최승희의 말을 따옴표로 직접 인용해 태평양연안 도시들의 순회공연을 마친 후 남미 순회공연을 진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더해 1940321일의 <니치베이신문>은 최승희의 향후 공연 계획을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서해안 공연을 마친 후 최승희는 뉴욕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푸에르토리코로 출발, 남미 순회공연의 첫 공연을 가진다. 최승희는 적도 남쪽에서 적어도 30개의 공연을 가지게 된다.”

 

, 최승희의 남미순회공연은 1940320일 전후에 발표되었고, 그 첫 번째 공연인 푸에르토리코 공연도 이 시기에 발표됐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앞에서 본 푸에르토리코 대학신문 <라 토레>1940313일자 기사에서 최승희가 오는 4월 푸에르토리코 대학의 학생들에게 리사이틀을 제공한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422일의 푸에르토리코 공연은 늦어도 3월초에는 결정되었고, 그로부터 일주일 후에 미서부의 일본인 교포신문에도 발표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푸에르토리코 공연이 확정되자 최승희의 여행 경로도 변경되었다. 410일자 <신세카이아사히신문(영문판7)>은 남미 공연을 위한 최승희의 여행 일정을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이곳(=샌프란시스코)에서의 공연을 끝으로 최승희는 월요일(=48) 저녁 <서던 퍼시픽 챌린저>호 열차로 시카고를 경유해 뉴욕에 도착, 그곳에서 남미 순회공연을 떠난다. 그녀는 뉴욕에서 기선편으로 푸에르토리코에 가서 공연을 열고, 이후 브라질을 비롯한 다른 라틴아메리카 각국으로 행각하고, 멕시코를 경유해 이곳으로 돌아오게 된다.”

 

 

최승희는 당초 샌프란시스코 공연 이후 선편으로 남미 서해안으로 항해, 칠레에서 순회공연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푸에르토리코 공연이 확정되면서 뉴욕으로 이동, 푸에르토리코 공연을 시작으로 브라질, 우르과이, 아르헨티나의 순으로 순회공연 일정을 바꿨던 것이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을 살펴볼 때, 최승희의 미서부 순회공연과 푸에르토리코 대학 공연은 미동부(뉴욕)와 중서부(시카고) 공연 중에 개별적으로 기획되기 시작되었고, 미서부(시애틀-포틀랜드-LA-샌프란시스코) 공연을 진행하면서 구체화되었다가, 최승희가 뉴욕을 향해 미서부를 출발할 때쯤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또 최승희의 남미순회공연의 일정도 당초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 멕시코-페루-칠레를 거쳐 아르헨티나-우르과이-브라질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푸에르토리코 공연이 확정되면서 남미 순회공연의 출발지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으로 변경되었고, 순회공연의 순서도 정반대로 바뀌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jc, 2023/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