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간주도2024취재

[간주도2024취재] 4. 풍물 공연 기획의 경과

올해 <무용신>의  가장 중요한  활동의 하나가 풍물패 <선뜻패>의 일본 공연이라고 생각합니다. 풍물 공연은 작년 7월 정세화 선생과 제가 의논해 시작됐습니다. 20231월말 타마세의 만푸쿠지에서 열렸던 <풍류회>의 국악 공연이 모델이었습니다. 국악 공연이 좋은 반응을 받았다면, 한국 전통의 민속악인 풍물 공연도 환영받을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즉각 이인형 선생의 추천을 받아 작년 6월 임인출 선생과 만나서 긍정적인 대답을 얻었습니다. 선뜻패 공연단은 임인출, 임동명, 양향진, 장필립, 임수빈, 이무양의 6인으로 구성됐습니다. 정세화 선생님은 <선뜻패>의 공연을 유료 공연으로 하자고 제안하셨고, 저는 <선뜻패>가 전문연주단인 만큼 여비와 숙박비는 제공하자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합의됐습니다.

 

7월에는 풍물 공연을 추진하기 위한 라인 단톡방이 만들어졌고, 일본에서는 정세화, 구량미, 하영수 선생과 한국에서는 임인출, 전재운 선생과 제가 참여했습니다. 후에는 <팀아이>의 회장이신 콘도 타쿠미 선생도 논의에 합류하셨습니다.

 

여러 차례의 의논과 정세화 선생의 섭외 노력의 결과, 날짜는 1111, 공연장은 니시노미아 시립 와카타케 공민관(公民館)으로 결정되었고, 구량미 선생이 진행, 하영수 선생의 협연, 그리고 니시노미아 소재 (일본) 초등학교 재일동포 학생들의 찬조 출연도 의논되었습니다.

 

 

후원단체로는 <니시노미야 재일외국인 교육연구협의회><니시노미야 재일외국인아동생도 보호자회(일명 코키리회, コッキリの, 회장 구실 선생) 등이 거론되었습니다. 전자는 일본인 교사들의 모임이고, 후자는 일본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학부모 모임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공연 진행이 구체화되어 가던 중, 9월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 풍물 공연이 <팀아이>의 공식 사업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무용신>은 일본에서 <팀아이>를 통해서만 활동한다는 원칙을 견지해 왔습니다. <무용신>은 임의단체이지만, <팀아이>는 다카라즈카 시에 등록된 비영리 사회단체입니다. <무용신>은 기록과 회계 의무가 없지만, <팀아이>의 활동은 정식으로 기록되고, 회계 관리도 체계적으로 이뤄집니다. 그래서 <무용신>은 일본에서 활동할 때 <팀아이>의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

 

 

<팀아이>의 회원 상황은 잘 모르지만 대략 20여분이고 일본인 회원과 재일조선인 회원으로 고루 구성되어 있다는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하기에 아주 좋은 조건이라고 판단되었습니다. 더구나 <팀아이>는 콘도 도미오 선생님과 정홍영 선생님을 존경하고, 그분들의 유지를 이어받은 단체이기 때문에 더욱 신뢰할 수 있는 단체입니다.

 

풍물 공연 논의가 <팀아이>의 주최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 <팀아이> 회장님이신 콘도 타쿠미(近藤卓海) 선생도 풍물 공연 진행 과정을 잘 모르시는 상황이라는 점이 인식되면서, 저는 이렇게 진행하면 나중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논의를 중단하고 <팀아이> 안에서 풍물공연 주최 의사를 확인해 주십사고 부탁드렸습니다.

 

때마침 한국 통일부가 도쿄에서 열렸던 간토대진재 조선인 희생자 추도행사에 국회의원 윤미향씨가 참석한 것을 빌미로 조사를 시작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무용신><선뜻패>의 공연도 한국의 국가보안법에 저촉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습니다.

 

 

일본 시민단체 <팀아이>가 주최를 해 주시면 그런 부정적인 상황이 발생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풍물공연과 방문단도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 일단 공연을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이것은 아이러니입니다. 한국의 국가보안법은 일제강점기의 치안유지법(1925)의 후신입니다. 일본에서는 1945년 일제의 패전과 함께 폐지되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도 유지되면서 시민활동을 얽매고 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치안유지법은 천황 통치를 부정하는 운동을 단속하는 법이었는데, 한국의 국가보안법은 사회주의 운동을 탄압하는 도구로 변질되었다는 점입니다.)

 

이상이 작년 6-11월 사이에 <선뜻패>의 일본 풍물 공연이 기획되었다가 연기되기에 이르렀던 경과입니다. 이제 풍물 공연 논의가 다시 시작되었기 때문에, 우선 작년의 경과를 요약해서 보고 드린 것입니다. (jc, 2024/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