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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희1935다카라즈카

[다카라즈카1935공연] 2. 오사카 공연 팜플렛

1935년의 간사이 2차공연, 즉 교토와 다카라즈카 공연이 급조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기획된 것이라는 사실은 19351025일의 오사카 공연의 팜플렛을 보면 알 수 있다. 나는 이 팜플렛을 직접 보지 못했지만, 앞뒷면이 각각 3면으로 구성된 이 팜플렛의 사진이 인터넷의 경매 사이트에서 발견됐다.

 

 

이 팜플렛의 안쪽 면에는 일본어(2)과 영어(1)16개 연목이 소개되어 있었고, 바깥면도 3분되어서, <민요조>의 사진과 함께 공연의 일시와 장소를 명시한 표지(중앙)<우테나 코르도 크림(ウテナコールドクリーム)>이라는 화장품의 광고면(오른쪽), 그리고 <이케니에(生贄)>를 상연 중인 최승희의 상반신 사진을 배경으로 상단에 분홍빛 글씨로 사이쇼키(Sai Shoki)라고 쓴 화보면(왼쪽)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마지막 화보면 하단에는 영어로 자신의 창작품으로 2번의 리사이틀을 개최하는 한국의 최우수 무용가 최승희(Sai Shoki Korea's Foremost Dancer in 2 Recitals of her own Works)”라고 쓰여 있다.

 

“2번의 리사이틀이라는 말 때문에 혼란이 생겼다. 최승희가 193510월에 진행한 오사카 공연은 한 번뿐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두 번이라고 한 것일까? 한 도시에서 공연이 두 번 기획되었다면 팜플렛에 날짜와 시간을 밝혀주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 화보면을 포함해서, 팜플렛의 다른 면에도 오사카에서 공연이 두 번 열린다는 언급이 없었다.

 

 

이 혼란은 다른 저자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다카시마 유사부로와 정병호가 편집한 화보집 <세기의 미인무용가 최승희(1994:6)>에는 6쪽 상단에 이 팜플렛의 사진이 실렸는데 사진 설명은 없다. 다만 같은 면 하단에 제2회 도쿄공연 프로그램이 게재되었기 때문에, 이 팜플렛이 곧 도쿄공연 팜플렛인 것처럼 보인다.

 

또 이현준(2019)<동양을 춤추는 최승희>의 권두 화보 난에도 <그림43>으로 이 팜플렛의 사진이 실렸다. 사진설명에는 “19351022일 히비야공회당에서 열린 <최승희제2회신작무용발표회>의 공연팜플렛 표지(ver.1)"라고 되어 있다. 즉 도쿄 제2회공연의 팜플렛으로 두 종류가 제작되었는데, 이 팜플렛이 그 중 하나였다고 명시한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인터넷 경매사이트에서 발견한 자료에 따르면, 이 팜플렛 사진은 오사카 1회공연의 팜플렛이었다. 공연의 연목이 영문과 일문으로 나열된 안쪽 면의 프로그램 상단과 하단에 자신의 창작품으로 리사이틀을 개최하는 한국의 최우수 무용가 최승희(SAI SHOKI KOREA'S FOREMOST DANCER IN THE RECITAL OF HER OWN WORKS.)”라는 영문 서술과 나란히 “19351025일 오후7, 아사히 회관(FRIDAY 25TH, OCT., 1935, 7 P.M. ASAHI KAIKAN.)이라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팜플렛의 프로그램 상단과 하단에 쓰인 설명문에는 두 번의 리사이틀(in 2 Recitals)"이라는 말 대신에 리사이틀(in the Recital)"이라고만 되어 있는 것만 제외하면, 그 밖의 표현은 모두 같았기 때문에, 팜플렛의 외면과 내면의 서술은 서로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한 장의 팜플렛 사진에 대한 두 가지 주장이 제시된 것이다. 하나는 다카시마 유사부로와 정병호가 암시하고, 이현준이 명시한 바대로, 이 팜플렛 사진이 19351022일의 제2회 도쿄공연 팜플렛이라는 주장이고, 다른 하나는 필자가 발견한 인터넷 경매사이트 자료를 바탕으로 이 사진이 19351025일의 제1회 오사카공연의 팜플렛이라는 주장이다.

 

이 팜플렛 사진이 도쿄 2회공연 팜플렛의 사진이라고 주장된 것은 두 번의 리사이틀이라는 표현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최승희의 도쿄 제2회 공연은 두 차례 실시되었다. 19351022일 오후2시와 밤7시였다. 반면에, 1025일의 오사카 제1회 공연은 한 번만 진행되었다.

 

그렇다면 필자가 발견한 오사카공연 팜플렛에 두 번의 리사이틀이 명시된 까닭은 무엇일까? 편집상의 실수였을까? 혹은 또 다른 오사카 공연이 있었다는 뜻일까? (jc, 2025/1/28,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