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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2023강연

[강릉2023강연] 12. 강릉시의회 간담회

강릉인권영화제 이틀째인 2023910일 아침, 서울과 일본의 방문단은 김성수열사 추도비를 방문해 참배했습니다. 추도비는 김성수의 모교 강릉고 교정에 세워져 있었고, 김성수열사기념사업회의 홍진선 대표와 강승호 선생, 그리고 김성수의 부모님도 참석하셨습니다.

 

이 참배는 영화제의 공식 행사도 아니었고,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행사가 아니었지만 다카라즈카의 방문단과 <대륙학교><서울대민주동문회>의 회원들이 기꺼이 참석했습니다.

 

 

일제강점기 타국에서 힘든 노동 중에 사고로 사망한 김병순씨의 추도나 독재시기 민주화운동 중에 당국에 의해 사망한 김성수의 추도는 맥락이 다르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었습니다. 그리고 일제의 착취과 독재의 탄압에 젊은이가 희생된 것은 강릉만의 일은 아니었을 테이니까요.

 

지난해 다카라즈카의 방문단을 만난 적이 있는 김성수의 부모님과 기념사업회의 홍진선 대표는 다시 강릉을 방문하고, 추도비를 참배한 정세화, 신도 도시유키, 량화진 선생께 특별한 감사를 드렸고, 미리 준비한 선물도 전달하셨습니다.

 

 

추도비 참배가 끝나고, 김성수기념사업회의 이사 유선기 선생이 예약해 둔 강릉의 명물 초당 순두부로 아침 식사를 함께 했고, 이 때야 비로소 기념사업회와 방문단, 영화제조직위원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인사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반복해서 만나게 될 때마다 다카라즈카와 서울과 강릉의 활동가들은 점점 친밀해지고 있었습니다.

 

 

강릉영화제 기간에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중요한 모임으로 다카라즈카의 방문단과 강릉시의원들의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이 모임은 지난 5월 김중남-강승호-조은혜 선생이 다카라즈카를 방문해 키타노 사토코(北野さと) 시의원과 하시모토 나루토시(橋本成年) 효고 현의원과 간담회를 가졌던 것에 강릉 시의회가 화답해 준 것이어서 특별히 의미가 깊었습니다.

 

 

이날 시의회 회의실에서 정세화, 신도 도시유키, 량화진 선생을 맞아준 의원들은 김용남, 김은숙, 김현수, 홍정완 의원 등 4사람이었습니다. 모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었는데, 당초 국민의힘 의원들도 참석하기로 했으나 마지막에 불발이 되었다고 합니다. 정치적 견해를 떠나 강릉출신의 희생자를 돌보아 온 효고현의 방문자를 초당적으로 환영해 주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이 자리에는 김성수기념사업회의 홍진선 대표와 제1강릉포럼의 김중남, 강승호 공동대표도 동석했는데, 시의원과 다카라즈카 활동가들의 첫 만남이었던 만큼, 구체적인 의제가 의논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김성수기념사업회와 제1강릉포럼이 강릉과 다카라즈카의 두 도시 사이의 시의회와 시정부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잘 담당해 주실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5월의 다카라즈카시와 효고현 의원들과의 만남과 9월의 강릉시의원들과의 만남이 발판이 되어, 양 도시가 협력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업과 사안이 개발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두 도시 사이의 교류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강릉의 정치가들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효고현과 다카라즈카를 자주 방문할 수 있는 행사를 개발하고, 또 다카라즈카와 효고현의 시민들이 강릉과 강원도를 방문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강릉과 다카라즈카는 공통점이 많습니다. 두 도시 모두 인구가 20만 내외의 중규모 도시이며, 예술과 문화의 중심지이자, 주요 관광지입니다. 우수한 농산물과 수산물의 산지이면서 교통의 요지입니다. 둘 다 바다에 면해 있어서 항공뿐 아니라 해상 연결의 가능성도 큽니다.

 

 

두 지역의 시민들의 교류가 시작되고, 예술과 문화 행사들이 교환되고, 산업과 통상 교류도 시작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것이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이 앞으로 담당해 주실 일이 아닌가 생각되는군요. (jc, 2023/12/20)